반복된 외면이 부른 참사,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오늘 새벽 부천시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부천시재활용선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가전제품 속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다행히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예고된 인재였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부천시재활용선별장노동조합(위원장 김흥순)은 수년 전부터 재활용품 분리수거 강화와 안전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배터리·소형 가전제품 등의 무분별한 반입이 심각한 화재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천시는 이를 외면해 왔다. 이번 사고는 노동조합의 경고가 결코 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뼈아픈 증거다.

재활용선별장은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이 아니라, 자원 순환과 환경 보호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 인프라다. 시민들이 배출한 재활용품을 선별·가공하여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폐기물 매립과 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또한 노동자들의 손을 거쳐야만 재활용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필수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열악한 노동환경과 안전 문제, 민간위탁 운영으로 인한 책임 회피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재활용선별장의 안전과 운영 개선은 단순한 노동자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환경과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필수 과제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안전조치가 미흡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더 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에 우리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재활용품 반입 기준을 강화하고, 배터리 및 유해 폐기물에 대한 철저한 분리수거 대책을 즉시 마련.

2. 민간위탁 운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공영 운영 전환 적극 검토.

3. 재활용선별장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 화재예방 시스템을 정비하고,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마련.

4. 화재로 일터를 잃은 조합원들이 생계를 위해  임시 근무지 및 휴업수당  지급 등 대책 마련

5,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을 유지하기 위한 긴급 지원 방안 마련.

6, 조속한 복구 계획을 수립하고,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재발 방지 대책을 포함할 것.

그러나 이번 화재 앞에서 조합원들은 절망에 주저앉지 않았다. 불길이 휩쓴 잔해 속에서도 해야 할 일을 고민했다.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우리가 맨손으로라도 치워야지 어떻게 하겠느냐." 조합원들은 오히려 더욱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무너진 작업장을 바라보며 다시 일어설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위험을 경고했음에도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았고 이제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은 시민들의 재활용품이 더 이상 방치되지 않도록, 우리 손으로 다시 정리하고, 다시 세우겠다는 각오로 이 현실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다시 묻는다. 노동자는 일터를 잃고도 책임을 고민하는데 부천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노동조합의 경고를 무시하고 최소한의 안전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은 책임을 이제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부천시는 하루빨리 조합원들의 생계를 보장하고, 재활용선별장 운영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와 부천시재활용선별장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더 이상 우리의 목소리가 외면되지 않도록 강력히 촉구한다.

2025년 4월 3일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