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건강을 위해 낸 건강보험 재정 준비금이 2028년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 속에 정부는 마치 주머닛돈이라도 되는 듯 상급병원 적자를 메워주는데 수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은 직장과 지역 등 가입자들의 보험료 수입과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당해연도 예상 수입액의 일반회계(14%), 국민건강증진기금(6%) 등 재정의 20%를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법'상 규정된 국고 20%(총액대비 16.6%) 지원도 지키지 않고 매년 약 14%(총액대비 11%)정도 지원에 불과하다. 어떤 해는 그에 못 미치는 지원도 허다하다.

이전 정부 때만 해도 초음파, MRI, CT 등 보장성을 늘리고 코로나 19 신종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음에도 흑자를 기록했으며 정부 지원금이 납입되면 올해까지도 흑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윤 정부 들어 초음파, MRI, CT 등 보장성을 낮추고도 적자가 앞당겨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대비 15% 이상 초고령사회가 도래 의료인구가 급격히 늘어나 건강보험 재정이 2028년 고갈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의사 증원 정책으로 빚어진 의료 공백으로 생긴 의료체계 교란과 해마다 일부 병의원 등 위탈법 급여 부정수급으로 인한 누수도 건강보험 재정을 부실하게 하고 있다.

이를테면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난 2월부터 상급병원의 적자를 순차적으로 약 2조 원을 선지급 지원하고 또 내년부터는 상급종합병원 중증 진료 비중을 현재 50%에서 7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일반병상을 5~15% 축소하는 구조전환 시범사업' 시행으로 해마다 약 3조 3000억 원씩 2027년까지 3년 동안 10조 원을 지원한다는 것,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 재정을 마치 자신들의 주머닛돈 쓰듯 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의 일명 사무장병원 등의 부정수급은 최근 5년간 4조 원대를 기록했다는 통계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개인부담을 늘려도 5~6년 내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고 하니 어떤 의도가 있나 싶다. 건강보험 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사적(실비) 대기업 보험을 확대 민영화 하려는 것은 아닌지?

어쨌거나 상급병원 구조전환이 완료될 경우 병원비 개인부담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 의료비 부담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9.7%(잠정)로 OECD 평균인 93%를 넘어섰다. 특히 비급여 진료 범위가 커지면서 건강보험 보장률 역시 2022년 65.4%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나라가 됐다.

건강보험이 무력화되고 실비보험이 보편화될 경우 실비보험은 천정부지로 오를 것이다. 미국처럼 병원비가 비싸 중하위계층은 아파도 병원조차 갈 수 없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닌지? 실비보험 가입자가 50%도 안된다는데,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가 어쩌다가 이지경이 됐을까? 1989년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생긴 이후 취약계층을 위한 국고 지원 20% 보전이 정상적으로 지속 됐다면 고갈 우려는 시기상조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건강보험 제도를 시행하는 국가들을 보면 국고 지원이 네덜란드 55.0%, 프랑스 52.2%, 일본 38.8%, 우리보다 더 늦게 건강보험을 도입한 대만도 22.9%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건강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에 더욱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 20% 수준도 안 되는 지원으로는 부족하다. 초고령사회를 대비해서도 국고 지원율을 높여야 한다.

국민들의 건강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명제아래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국고 지원 확대(약30%) 및 국고 지원 관련 모호한 법 삭제하고 확정적 내용을 삽입하고 한시적 법이 아닌 영구법으로 제정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 누수를 막기 위해 건강보험료 수가 조정 및 사용을 심의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정부와 의료계, 공익(시민) 각각 8명씩)에 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 등으로 확대하여 운영하고, 또 특별사법경찰제를 도입 일부 위탈법 의료비 수급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병의원에 대해 철저한 단속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