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 시의원

지난 4월11일 부천시의회 시의원 선거 보궐선거에서 진보당 시의원으로 당선된 본의원은 당선 후 인사를 다니면서 여러 민원을 접하였는데, 그 중 아주 특별한 인상을 받은 민원이 중앙공원 어르신 장기·바둑을 두는 쉼터 사례다.

중앙공원에는 사시사철 언제나 어르신들이 모여 장기와 바둑을 두시는 곳이 있다. 일명, ‘중앙공원 어르신 쉼터’다. 장기와 바둑은 치매예방에 좋은 두뇌 스포츠다. 장기와 바둑은 대한체육회에서 인정하는 스포츠 종목이기도 하다.

부천시에서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사회적 요구에 맞게 노인복지에 대한 여러 가지 복지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조례도 여러 가지가 존재하는데, 부천시 노인복지 증진을 위한 조례, 부천시 노인복지관 설치 및 운영 조례, 부천시 노인복지 기금 조성 및 운용에 관한 조례, 부천시 노인복지기금 조성 및 운용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등이 있다.

부천시는 지난 5월3일부터 관내 46개소 경로당에 찾아가는 주치의제를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하고 있다. 건강상담, 질병예방 및 치매예방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고 한다. 노인복지를 위한 주도적인 복지 돌봄케어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중앙공원 어르신 쉼터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장기와 바둑이 갖는 어르신들의 정신건강과 치매예방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는 노인 복지시설이자 케어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본의원이 의원이 되자마자 찾아간 중앙공원 어르신 쉼터에서는 불만이 가득하셨다. “한여름에는 너무 덥고, 한겨울에는 추운데 냉.난방이 전혀되지 않는다”, “지붕이 너무 얇아서 한여름에는 복사열이 심각하고, 천장에 달린 작은 전등은 날씨가 조금만 어두우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음료수 생수기가 있는데 1년 넘게 필터 교환이 안되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등의 민원을 받았다.

속사정을 잘 모르는 본의원은 조금 의아하다고 생각하였다. 평소 200여분의 어르신들이 상시 이용하고 있는 시설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시설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 궁금해졌다. 부천시에 문의를 해보았다.

먼저 공원관리과에 문의해 본 결과 1차적으로 예산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후에 몇 차례 요청을 통해 지붕 단열공사를 하기로 했다. 실내에 천정 전등교체는 체육진흥과 담당이라 전등 교체는 체육진흥과에서 교체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나머지 남은 문제 하나가 정수기 문제였다.

기존에는 장기 두시는 어르신들이 모임을 만들어 일부 운영 지원도 받았었으나, 현재는 모임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하여 운영 담당자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정수기를 설치하려 해도 운영담당자가 없어 설치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상시 노인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니 노인복지과에서 어떻게 할 수 있나 문의를 해보았으나 지원 근거가 없어 지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부천시 아파트총연합회에서 정수기를 기증하여 설치하였다.

자, 이 자그마한 시설이 부천시의 3개 과에 걸쳐있는 업무여야 하나? 이렇게 시 행정이 비효율적일 수 있는가? 그렇다고 세분화하여 잘 관리되거나 복지지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번듯한 노인복지시설이나, 무슨 건강지원센터, 치매예방센터 못지않은 어르신 치매예방 케어센터이자 쉼터의 공간이 막상 노인복지지원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대해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부천시 복지예산 집행의 실사구시를 제안한다. 시설이나 케어센터 못지않은 노인상시 이용시설에 대한 노인복지 예산 지원에 대한 실사구시 복지예산 집행이 되면 좋겠다. 조례가 필요하면 ‘노인 상시이용 시설 복지지원에 관한 조례(가)’라도 만들어서 지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참에 중앙공원 어르신 쉼터에 사시사철 냉·난방이 지원되는 노인복지시설로 탈바꿈해도 되지 않나 생각도 해본다. 웬만한 경로당보다 훨씬 많은 어르신들이 상시 이용하는 시설을 운영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이대로 방치해 두어야 되겠는가?

중앙공원 어르신 쉼터의 한 가지 예를 들어서 복지 예산의 실사구시 집행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이 밖에도 많은 부분에서 꼭 필요한 예산이 집행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전반적인 시행정 시스템에 대한 진단이 필요한 건 아닌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