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코로나19 시기를 보내면서 전 세계는 대한민국 의료체계와 건강보험제도에 깊은 관심과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그 어느 선진국보다도 안정적이고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건강보험의 튼튼한 재정이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2026년(20.8%)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는 이제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고령사회 속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은 괜찮은 것인가?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일명 사무장병원 및 면허대여약국(면대약국)이라는 의료인이 아닌 자(사무장)가 의사 또는 의료법인의 명의를 빌려 불법으로 개설한 의료기관으로 인해 재정 누수가 심각한 상태이며, 그 피해금액은 지난 10년간 3조 4천억 원으로 수가를 5.6% 인상할 수 있는 금액이다.

사무장병원은 환자의 건강이나 진료보다 투자 자금 회수에 초점을 두고 무분별하게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질 낮은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고, 과잉 진료로 그 폐해가 심각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공단은 2014년부터 10년간 불법개설 행정조사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나, 강제 수사권이 없어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고 수사를 의뢰하여도 장기간 소요(11.5개월)되어 개설 초기 및 수사 기간 동안 재산을 은닉하여 징수율은 6.9%(2,335억 원)로 매우 낮아 재정누수가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대한 문제 해결방안으로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임직원에게 불법개설 범죄에 한해 특별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법경찰직무법」개정(안)을 발의하였으나,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상황에 있다.

공단은 어느 기관도 갖지 않은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불법개설기관의 행정조사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특별사법경찰권 부여 시 3개월의 신속한 수사가 가능하여 조기에 불법개설 기관 근절이 가능하다.

공단의 특별사법경찰권 부여는 불법개설기관으로부터 재원을 지켜 간병비급여화, 필수의료 강화 등 급여범위 확대와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제 21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건강보험 재정과 국민보건을 영리추구의 도구로 이용하는 불법의료개설기관으로부터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이번 특사경 개정안이 통과되어 국민의 안전권을 보장하는 국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