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소사구에서 딸을 5시간 동안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사망한 지 11개월이 되도록 시신을 미이라 상태가 될때까지 방치한 혐의로 아버지인 목사 A씨와 계모 B씨가 경찰에 긴급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부천 소사경찰서는 3일 브리핑을 통해 폭행치사 등의 혐의로 피해 여중생의 아버지인 목사 A씨(47)와 계모 B씨(40)를 긴급체포 조사하고 있으며 또 사망한 딸(14)를 양육하며 폭행한 혐의로 계모의 여동생인 목사 A씨의 처제(39)를 체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사 A씨는 국내 유명한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독일에 유학 박사 취득. 지난해까지 국내 한 신학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면서 개척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밝혀지게 된 것은 경찰이 2월 3일 오전 9시쯤 목사 A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이불을 벗기자 목사A씨의 막내딸 C양이 미라상태로 발견됐으며 주변에는 방향제와 습기제거제가 여러개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목사 A씨는 딸이 사망한 당일 훈계하며 아내와 함께 빗자루와 빨래건조대로 5시간 동안 때렸다”면서 “잠을 자라고 한 뒤 다른 방으로 건너가 자고 같은 날 오후 7시쯤 일어나 보니 딸이 죽어 있었"고 이후 "시신을 이불로 덮어놓고 냄새가 나 방향제를 뿌려뒀다"고 진술했다.

계모 B씨도 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사망한 딸 C양이 지난해 3월 중순 가출한뒤 집에 돌아오자 부모는 가출 이유 등을 따지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목사 A씨는 시신을 집 안에 방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또 목사 A씨는 C양이 사망한 지 보름 남짓 뒤인 지난해 3월 31일 부천 소사지구대에 "딸이 지난 17일(C양 사망일)에 가출했다”며 신고 했다. 당시 경찰은 C양이 이전에도 잦은 가출, 단순 미귀가자로 판단했다.

그러나 올해 1월 18일 C양의 친구를 3번째 면담하는 과정에서 "작년 3월 15일쯤 가출 직후 C양을 만났을 때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이 있어 물어보니 ‘전날 맞았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경찰은 C양이 지난해 3월 12일부터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등을 확인, 범죄와 관련돼 실종된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체포된 목사 A씨는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 5시간 동안 부천시 소사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막내딸 C양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 가까이 시신을 작은 방에 방치한 혐의다

목사 A씨는 고등학생인 첫째 아들 등 1남 2녀를 두고 있으며 전처가 암으로 2007년 사망하자 현재 아내와 2012년부터 함께 살았으며, 숨진 C양을 제외한 다른 자녀는 사건 발생 당시 함께 살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첫째 아들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가출해 따로 나가 살았으며 둘째 딸은 지인 집에서 자랐다. 막내딸인 C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12년부터 계모의 여동생 집에서 살면서 자주 폭행을 당해 가출했던 것으로 밝혔다.

경찰에서 목사A씨는 “재혼한 후 계모와 아이들이 2년 정도 함께 살았는데 갈등이 있었다”면서 “아내가 힘들어해서 막내딸을 아내 여동생 집에 보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목사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확한 사망 시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C양의 사망 원인이 아버지인 목사 A씨의 직접적인 폭행이나 학대에 의해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증거가 확보되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