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천영화제의 슬로건이다. "Be a Fan, BiFan 부천영화제를 만나면 팬이 된다"

“부천영화제의 핵심은 좋은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BiFan의 강점은 취향에 호소하는 다양함이다. 관객들이 믿고 찾아올 수 있는 영화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40여 억원을 투입, 지난 7월 16일부터 11일간 부천 전역에서 개최됐다. 하지만 영화제에 참여한 관객들은 “올비판 깜짝상영 젤 실망” “미리 구매했던 티켓 전부 취소해야 할 판”이라며 혹평했다.

‘시민들의 저조한 참여’라는 비판을 매년 듣고 있는 부천영화제가 소신있게 지켰던, “장르영화제”라는 타이틀과 마니아층도 올해는 주최 측의 낮은 서비스질과 상영작에 대한 실망으로 등을 돌렸다.

예산 증액과 반비례한 영화제 참여자들의 만족감

지난달 17일 진행된 부천영화제 종합실행계획 보고에 따르면 “총 40억 원의 예산 중 개최 관련 25억 원, 영화콘텐츠 진흥사업 약 4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콘텐츠 진흥사업 관련 예산은 작년 약 2억 원에 비해 배가 증가됐다. 그러나 영화제 홈페이지에 올라온 관객들은 상영작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다. 예산이 증액됐지만, 관객들의 만족감은 올라가지 못했다.

개․폐막식과 상영작 2편을 관람한 부천 모 시민은 “폐막식 상영작은 선정이유가 궁금할 정도로 별로였다”며 “한국영화를 꼭 틀어야하는 당위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또한 그는 “사실 장르영화 취향이 아니라 판타스틱영화제가 부천 지역에서 개최되고 대외적으로 유명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즐기지는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 색깔을 잃는 일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영화제로의 바람을 말했다.

몇몇 마니아층들은 홈페이지에 글을 게시하면서까지 “올해 비판에서 기대했던 상영작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기다렸던 GV(관객과의 대화)가 취소됐지만, 다시 상영을 요청하는 등 ‘비판홀릭’의 열정을 보여줬던 마니아들도 상영작의 수준이 아쉽다며 토로했다.

▲GV(관객과의 대화)가 시청 어울마당에서 진행되고 있다.

관객과 비파니언, 비파니언과 영화제 관계자 간 불통불만

마니아층과 영화제 참여자들은 영화제 관계자와 자원봉사자간의 불통과 낮은 서비스질을 아쉬웠던 부분으로 꼽았다.

“티켓 발권에 있어 주최 측에서 잘못 발권해주고는 교환해주지 않았다” “셔틀버스가 운행된다고 하기에 관계자에게 시간을 물어보고 기다렸지만, 결국 영화시간에는 늦었다” “스텝과 자원봉사자가 소통이 안 돼서 서로 알려주는 부분이 달랐다”

관객들은 비파니언(자원봉사자)의 불친절함과 영화제 문의에 대해 답하지 못하는 점 등을 불평했다. 이와 관련 영화제 현장 스텝은 “비파니언은 고객응대를 위해 서비스교육과 현장실습 등을 통해 교육을 받는다”며 “고객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지나친 부분도 있어 불평이 발생한 것 같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또한 “발권 부분에서도 15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발권되지 않는 사항임에도 요구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비파니언은 7월 발대식 전, 6월 말에서 7월초까지 일주일간 팀별 세부교육을 진행, 하루 정도 전체교육을 실시한다. 그러나 고객응대 서비스교육 등 실질적 세부분야에 관해서는 1~2번의 현장 실습뿐, 영화제 기간 동안 적응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봉사자는 “10시간 넘게 봉사를 해서 지치지만, 영화제 관객들이 만나는 비판의 얼굴인 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불평하시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 원칙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우리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