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저자: 박미자, 펴낸곳: 들녘

중학생.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중간단계로 이 시기 청소년들은 한창 사춘기, 한 마디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다. 이 시기 청소년들은 자기도취와 허세의 심리상태를 강하게 보이는데 이런 특성이 강한 사람들을 얕잡아 일컫는 ‘중2병’이라는 속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시기는 바로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중학생 자녀와의 갈등으로 고민인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 한권이 나왔다.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는 30년간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연회와 세미나 등을 펼쳐오며 자녀 양육에 대한 두권의 저서를 펴낸 ‘부모교육 전문가’인 저자 박미자가 부모들에게 건네는 자녀교육 지침서이다.

저자는 중학생 시기야말로 자녀에 대한 부모의 노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며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중학생 시기는 “신생아 이후 인간 생애에서 급격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마지막 시기”로, 이 시기 부모의 노력으로 중학생 자녀가 가진 잠재력을 무한대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사춘기 특성을 가지는 중학생들의 예민하고 폭발적인 감정이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중학생 아이들이 연예인을 맹목적으로 좋아하고 친구를 따라 쉽게 흥분하고 열을 올리는 격렬한 감정이입은 “공감 능력을 발달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사회성의 기반이 되는 공감능력이 발달하면서 풍부한 인간애를 지닌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학생 자녀와 눈높이 맞춰 대화하는 법’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은 부모(어른)가 아이와의 대화에 있어서 “아이를 바람직한 행동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흔히 어른들은 아이와의 대화에 있어서 감정의 교류보다는 훈계를 우선시한다. 한마디로 가르치고 통제하려 든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런 어른들은 ‘꼰대’일 뿐이다. 저자는 성인 사이에서는 마땅히 적용되는 대화의 정석을 아이에게도 적용하라는 일침을 가한다. “대화의 정석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중학생 자녀에게 가장 훌륭한 교육에 대한 팁도 있다. 바로 아이가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중학생 시기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관심을 갖는 시기로, 이 시기에 자기중심성을 극복하며 타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의 중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내몰려 공동체보다 ‘혼자’ 공부하기 일쑤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부모가 채워야 하는 것이다. 방법은 중학교 자원봉사 60시간을 관공서 청소 등의 활동으로 채우는 것보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를 찾아보며 실질적인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나와 아이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긍정’인데, 이는 부모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만 자녀 역시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을 긍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존이란 ‘자신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이 책이 갖는 가치는 여타 일반적인 시선과는 달리 중학생을 ‘공부하는 존재’로 규정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시경쟁이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초등학교로 자꾸만 확대되는 현실에서 부모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자녀가 하나의 성숙한 인격체로서 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자녀를 ‘중학생’이 아닌 온전한 한 인간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마땅한 가르침이다.